삼성전자 노조가 5월 총파업을 예고했다는 소식, 여러분은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저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로서 이 뉴스를 접하고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지금이 바로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황금기인데, 왜 이 시점에 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는 걸까요?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의 생산 차질이 단순히 회사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이번 사태를 제 시각에서 정리해보려 합니다.

왜 하필 지금, HBM 호황기에 파업인가
엔비디아가 차세대 HBM 제조사로 SK하이닉스를 선정했다는 건 이미 업계에서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에 납품을 검토받을 정도로 기술력은 이미 검증된 상태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상황이야말로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기회의 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3.1%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했습니다. 여기서 쟁의권이란 노동조합이 파업이나 태업 같은 집단행동을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조합원 6만 명이 넘는 과반 노조가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4월 23일 집회를 시작으로 5월 총파업까지 예고한 상태입니다(출처: 네이버뉴스).
제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바로 타이밍입니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실적이 급증하면서 직원들에게 상당한 보너스를 지급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건 결국 직원들이 미래를 보고 회사와 함께 달렸고, 그 결과가 보상으로 돌아온 케이스 아닐까요? 지금 HBM이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로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인데, 삼성전자도 이 기회를 잡으면 SK하이닉스처럼 실적 개선이 가능할 텐데 말입니다.
대만 반도체 업계는 벌써부터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난야, 윈본드, PSMC 같은 메모리 업체들이 삼성전자 파업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가격 협상력을 높일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트렌드포스의 우야팅 수석 부사장도 "파업이 격화되면 D램과 HBM 생산은 물론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출처: 이코노믹데일리뉴스).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36.6%, 낸드는 40%에 달하는데, 이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누가 그 빈자리를 차지할까요? 당연히 경쟁사들이겠죠.
메모리 가격 폭등과 투자자가 져야 할 리스크
제가 가장 우려하는 건 바로 이겁니다. 파업으로 인해 수주가 막히면 누가 책임지고 수요를 해결할 건가요? 현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AI용 HBM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범용 D램과 낸드 공급이 타이트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삼성전자마저 생산 차질을 빚으면 메모리 가격이 얼마나 뛸지 가늠하기 힘듭니다.
KB증권은 올해 D램 및 낸드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148%, 111%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여기서 D램이란 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의 약자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임시 저장하는 핵심 메모리를 의미합니다. DB증권 서승연 연구원도 "D램 판가는 견조한 AI 및 일반 서버 수요와 관세, 레거시 공급 부족으로 내년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D램 호황기는 2027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황금기에 삼성전자가 파업으로 생산을 못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보기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 경쟁사들이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잠식하면서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협상력이 약화됨
- 단기적으로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지만, 삼성전자는 생산량 감소로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
- 파업 장기화 시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대신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다른 업체로 전환할 위험
저는 개인 투자자로서 이런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건지 의문입니다. 회사가 잘돼서 제가 투자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회사 실적이 악화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주주 몫 아닌가요?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상한 폐지도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성과급이란 결국 회사가 돈을 벌어야 나눠 가질 수 있는 거잖아요.
극단적으로 가정해보겠습니다. 만약 이 파업으로 인해 자동화 로봇이 노동자를 대체하는 방향으로 회사가 전환한다면? 수요에 맞는 적절한 메모리 공급이 로봇으로 가능해진다면? 그래서 노동자의 노동력이 필요 없어진다면, 그건 삼성전자의 책임일까요, 아니면 노조의 선택이 부른 결과일까요? 물론 노조는 또다시 일자리 보호를 위한 데모를 할 겁니다. 제가 보기엔 이건 악순환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의 추격을 받는 이 시점에 파업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노조의 입장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제일 바쁜 시기에 파업을 해야 목소리가 먹힌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소비자이자 주주인 제 입장에서는, 지금 이 순간이 회사와 직원 모두 함께 달려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SK하이닉스처럼 실적이 나오면 보상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지금 파업으로 기회를 놓치면, 나중에 후회해도 늦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