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를 쓰다가 아이폰으로 갈아탔던 저는 솔직히 AI 기능 때문에 후회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미나이가 너무 편했거든요. 그런데 최근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를 차세대 AI 기반으로 채택한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그것도 애플이 먼저 제안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면서요. 저 같은 사용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동시에 '애플이 자체 AI를 포기한 건가?'라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애플이 구글 제미나이를 선택한 이유
2025년 1월 13일, 구글 공식 블로그에 애플과의 공동 성명이 올라왔습니다.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Apple Foundation Model)을 구글의 제미나이와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이었죠. 여기서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미리 학습시켜 놓은 범용 AI의 기본 뼈대를 의미합니다. 건물로 치면 기초 공사 같은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출처: Google AI Blog).
저도 처음에는 '애플이 자체 AI를 완전히 포기하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그건 아니었습니다. 애플은 제미나이를 그대로 탑재하는 게 아니라, 제미나이 기반 위에 자사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Private Cloud Compute) 기술을 결합해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 AI를 만들겠다고 밝혔거든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사용자 데이터를 외부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애플 자체 서버에서만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애플이 그토록 강조하는 '개인정보 보호'를 지키기 위한 선택인 셈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 발표가 애플 뉴스룸이 아닌 구글 블로그에만 올라왔다는 점입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경쟁사 기술을 쓴다는 게 자존심 상할 만도 한데,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 아닐까요? 실제로 애플 인텔리전스는 2024년 공개 당시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으로 사용자들의 불만이 컸습니다.
연간 1.5조 원, 애플이 지불하는 비용
애플이 제미나이 사용을 위해 구글에 지불하는 금액은 연간 약 10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5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출처: Bloomberg Technology). 애플의 연 매출이 4,160억 달러, 순이익이 1,12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절대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부품 하나하나에서도 마진을 철저히 챙기기로 유명한 애플이 이 정도 비용을 감수한다는 건, 그만큼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위기감이 크다는 증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애플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점 말이죠. 보통은 구글이 '우리 AI 써주세요'라고 제안할 법한데,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예전에 애플이 구글 지도를 기본 앱으로 쓰던 시절이 떠올랐어요. 그때도 결국 애플 맵을 자체 개발했지만, 초기에는 오류가 많아서 사용자들이 고생했거든요. 이번에도 비슷한 수순을 밟는 건 아닐까 조금 걱정됩니다.
참고로 애플은 사파리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로 유지하는 대가로 구글로부터 매년 큰 금액을 받아왔습니다. 2022년에는 200억 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지금은 애플이 구글에 돈을 주는 상황이 된 거예요. 입장이 완전히 바뀐 셈입니다.
ChatGPT가 아닌 제미나이를 택한 이유
애플은 이미 ChatGPT를 애플 인텔리전스에 연동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제미나이를 선택했을까요? 제 생각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직접 개발하는 회사라는 점입니다. OS 레벨에서 AI를 통합하는 노하우가 ChatGPT를 만든 오픈AI보다 훨씬 많다는 거죠. ChatGPT는 이미 완성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지만, 제미나이는 OS 깊숙이 파고들어 앱 간 연동, 개인 맥락 이해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에 더 적합합니다. 저도 갤럭시에서 제미나이를 쓸 때 캘린더, 갤러리, 메시지 앱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편했거든요.
두 번째는 애플의 전략입니다. 애플은 제미나이를 '순정'으로 쓰는 게 아니라 파운데이션 모델의 기반으로만 활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사용자가 체감하는 AI는 여전히 '시리'나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이름으로 나타나지, 제미나이라는 브랜드가 전면에 드러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애플 입장에서는 자존심도 지키고 기술도 확보하는 전략인 셈이죠.
갤럭시 사용자인 저는 굳이 ChatGPT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기본 제미나이만 써왔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들도 앞으로 비슷한 패턴을 보일 것 같아요. 기본 탑재된 AI가 충분히 좋으면 굳이 다른 걸 찾지 않으니까요.
애플 AI 전략의 미래와 사용자 경험
이번 협력이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애플이 자체 AI를 포기했다'고 생각했지만, 공동 성명을 보면 그건 아닙니다. 애플은 여전히 자사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되, 그 기반을 제미나이로 삼겠다는 거죠. 예전에 애플 맵이 없던 시절 구글 지도를 쓰다가 점차 자체 서비스로 전환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일종의 '과도기' 전략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소식이 반갑습니다.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넘어오면서 AI 기능 차이를 체감했거든요. 제미나이는 사진 검색, 일정 관리, 메시지 요약 같은 기능이 정말 편했는데, 아이폰에서는 그게 없어서 불편했어요. 만약 제미나이 기반 AI가 아이폰에 탑재된다면, 저 같은 사용자들은 환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몇 가지 궁금한 점도 있습니다. 우선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이라면, 중국처럼 구글 서비스가 제한된 시장에서는 어떻게 작동할까요? 아마 로컬라이징된 별도 모델을 써야 할 것 같은데, 그러면 사용자 경험이 지역마다 달라질 수도 있겠죠. 또 애플이 강조하는 '개인 정보 보호'가 정말 지켜질까요? 제미나이가 학습한 데이터가 구글 서버를 거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완전히 믿기는 어렵습니다.
주요 의문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글 서비스가 제한된 중국 등에서는 어떤 AI가 탑재될까?
-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원칙이 실제로 지켜질까?
- 제미나이 기반 AI가 iOS 앱 간 연동을 얼마나 잘 지원할까?
- 애플이 언제쯤 완전 자체 AI로 전환할까?
앞으로 WWDC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이 공개될 것 같습니다. 저는 최소한 올해 안에는 실제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삼성도 최근 빅스비에 퍼플렉시티(Perplexity) AI를 연동한다고 발표했는데, AI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 같습니다.
결국 애플의 이번 선택은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를 택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경쟁사 기술이라도 과감히 도입한 거죠. 저 같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누가 만들었든 좋은 AI를 쓸 수 있다면 환영할 일입니다. 다만 애플이 이 기회를 발판 삼아 언젠가 정말 강력한 자체 AI를 선보일 수 있을지, 그게 더 궁금해졌습니다.